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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왜 구글을 샀을까?

작성자 stanley · 작성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

2026년 8월, SEC에 제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명세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확인됩니다. 2025년 3분기에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주식을 처음 편입한 버크셔는 1년 만에 보유액을 약 377억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기술산업을 오랫동안 자신의 능력 범위 밖으로 봤고, 구글에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실수"라고 인정한 워런 버핏은 왜 지금 알파벳에 이토록 큰돈을 투자했을까요?

포트폴리오 확인하기: 13F 공시 체크

추측 대신 공식 데이터부터 보겠습니다. SEC EDGAR에 공시된 버크셔의 알파벳 보유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점Class A 주식 수Class C 주식 수평가액(약)
2025 Q317,846,142주-43억 달러
2025 Q417,846,142주-56억 달러
2026 Q154,249,798주3,585,215주166억 달러
2026 Q278,791,167주27,188,433주377억 달러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규 편입 이후 보유량을 줄이지 않았고 2026년에 들어 매수 규모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둘째, Class A뿐 아니라 의결권이 없는 Class C 주식까지 매수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셋째, 13F는 분기 말 보유 현황을 보여줄 뿐이므로 정확한 매수 날짜와 가격, 주식 종류를 나눠 매수한 이유까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유 1: "내가 이해하는 사업"의 경계가 움직였다

버핏의 원칙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수익 모델의 예측 가능성입니다.

구글의 핵심 수익 구조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이용자가 검색하면 검색 결과와 함께 광고가 노출되고, 광고주는 잠재 고객에게 도달하기 위해 구글에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 모델은 지난 20여 년간 반복적으로 현금을 창출했습니다. 철도와 검색 광고는 사업 구조가 다르지만, 이미 구축한 네트워크와 규모가 후발 경쟁자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경제적 해자를 갖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와 전환 비용이라는 해자(moat)의 관점에서 보면, 구글 검색은 소비자에게는 무료이지만 광고주에게는 고객에게 도달하기 위한 핵심 통행로입니다.

구글의 경제적 해자를 성에 비유한 일러스트
AI 검색 이미지: 구글의 경제적 해자(모트)를 성에 비유한 모습

이유 2: 밸류에이션 — 좋은 회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산 순간

버핏의 잘 알려진 원칙 중 하나는 "평범한 회사를 아주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뛰어난 회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입니다.

버크셔가 알파벳 지분을 처음 편입한 2025년 3분기에는 AI 검색 경쟁과 반독점 규제가 알파벳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한 매수 시점과 단가는 13F만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버크셔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할 만한 가격대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시 버크셔는 대규모 주식 매도를 통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상태였습니다. 그 자금의 일부가 높은 현금 창출력과 강한 해자를 갖춘 알파벳으로 향한 것입니다.

이유 3: AI가 두 번째 해자가 될 가능성

"AI가 검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알파벳의 핵심 위험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알파벳은 AI 전환에 대응할 자산을 이미 상당 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첫째, 알파벳은 자체 AI 모델인 제미나이와 자체 AI 가속기인 TPU를 모두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입니다. 둘째, 검색과 광고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사용자 접점은 AI 서비스를 개선하고 배포하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구글 클라우드(GCP)와 유튜브는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버크셔가 본 것은 단순히 "AI에 위협받는 구글"이 아니라, AI 시대에도 해자를 확장할 자산을 갖춘 알파벳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유 4: "내가 시작했다" — 버핏 본인의 선택

시장에서는 이 투자를 그레그 에이블 신임 CEO의 첫 대형 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버핏은 2026년 7월 CNBC 인터뷰에서 "내가 시작했다(I initiated it)"고 직접 밝히며 알파벳 투자를 자신이 주도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버핏은 에이블과 서로 동의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며, 현재의 최종 결정권자는 에이블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버핏은 "투자의 요령은 오랜 기간 높은 자본수익률(returns on capital)을 내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파벳 투자에 관한 대화에서 이 원칙을 언급했다는 점은 알파벳의 높은 자본수익률이 그의 투자 기준에 부합했음을 시사합니다. 외부 데이터 제공업체인 StockAnalysis가 2026년 8월 24일 제시한 알파벳의 투자자본수익률(ROIC)은 24.93%,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은 10.78%였습니다.

버핏은 구글과 경쟁사들이 AI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투자 원칙에 비춰보면, 막대한 AI 투자 이후에도 높은 자본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는 알파벳의 AI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 비공개 신주 인수(private placement)에도 참여했습니다. 버핏이 과거 구글에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을 "실수(mistake)"라고 인정한 것도 이러한 판단과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 포트폴리오와의 궁합

버크셔는 애플 투자를 통해 강한 브랜드, 반복적인 소비자 사용, 높은 현금 창출력을 지닌 기술 기업도 자신의 투자 원칙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알파벳 투자 역시 기술 자체보다 경제적 해자와 현금 흐름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애플 투자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버핏의 선택도 의심해 보자: 리스크 점검

균형을 위해 반대편도 봐야 합니다. 반독점 소송에 따른 구조적 분할 위험, 예상보다 빠른 AI 검색 전환, 그리고 AWS·Azure와 비교해 여전히 후발 주자인 클라우드 사업이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버크셔가 매수했다고 해서 이러한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버크셔의 매수는 당시 가격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합니다.

버핏도 알파벳을 버크셔의 최선호 종목으로 꼽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버크셔가 보유한 다른 종목 가운데 적어도 4~5개를 알파벳보다 더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알파벳을 중요한 투자처로 평가하면서도 버크셔의 최선호 종목으로 보지는 않은 것입니다.

결론: 투자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버핏이 투자 원칙을 바꿔 기술주를 샀다"는 해석은 절반만 맞습니다. 정확히는 버핏이 늘 중시하던 요소인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 깊은 해자, 합리적인 가격을 알파벳에서도 발견한 것입니다. 해자를 설명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그 해자가 레일인지 검색창인지는 본질이 아닙니다.

377억 달러는 2026년 2분기 버크셔의 13F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약 12.6%를 차지합니다. 이미 시험적 투자라고 보기 어려운 핵심 보유 종목입니다. 이번 투자는 CEO 승계 이후에도 버핏의 투자 판단과 오랜 원칙이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결정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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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SEC 공시와 공개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한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